뇌수

꿈에서 너를 보았다.

김아스 2020. 3. 2. 23:53

전전날과 전날 도깨비를 보며 꽤 울었다.

상실과 재회, 그중에서도 사자의 다방에서 이별을 맞이하며 울고 웃는 그들의 모습에서 너와 나의 마지막이 겹쳐보여 울었고, 끝내 만나게 되는 그들의 인연이 내게는 이제는 없음을 알기에 다시 울었다.

 

그래, 지은탁에게서 너의 흔적을 의도치 않게 찾아내었고, 더이상 새로운 자취가 없는 흔적으로만 남아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옥죄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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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치 못한 장소에서 적절치 못한 시간에 꿈속에서 너를 만났다.

그곳에서 너는 나를 향해 따스히 웃어주었고, 내가 어쩔줄 몰라할만큼 좋아하던 그 사랑스러운 눈매와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한채 나의 사과를 들어주었다.

 

픽션이었다면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현실에 너무 굳건히 발을 붙여버렸다.

 

하여, 여기 이곳에서나마 잠시 너를 그리려 한다.